[ 아카데미 - LUCK 作 ] 3033|창작스크립트/ 장편
Dr.프니프니 | 조회 531 |추천 0 |2015.11.1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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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아아아아아-!!!"
키 150cm 정도.
무게 80kg 정도.
나이... 한 8년 정도?
오래 산 편일 것이다.
-탕 타탕 탕!
"데아아악!"
단지 그 나이가, 늘어날 일은 이제 없게 됐다.
방치지구에 버려져 있던 것 일까, 녹슨 곡괭이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내게 달려들던 그 '
실장석' 의 얼굴에 여러발의 권총탄이 꽃히며 살과 적록색 체액이 퍽퍽 튀다가 붉은 안구가
주륵 흘러내리며 뒤로 쓰러졌으니까.
물론 내가 한 건 아니다.
"........."
이미 중년이 된 내가 피워 올리는 담배 연기 너머로 보이는 JECT 아우터의 팀원들이 쏜 것이
다.
- 3033 -
가급적 오사의 염려가 없는 테이저건으로 첫발에 무력화, 두번째에 쇼트건이나 권총으로 근접
해서 마무리 한다는 JECT의 전투교범도 달라진지 오래다.
인류가 연방 정부를 만들고 나서 치안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군 세력을 제외하면 유일한 무력
집단이 된 JECT는 갈수록 규모가 커져서 이미 이너와 아우터라는 두개의 분류로 나뉘었기에.
계획도시 내에 숨어드는 실장석을 처리하는 이너는 옛 그대로 테이저와 쇼트건이라는 무장이
지만.
-타타타타타탕!
-탕! 탕탕!
"데스아우아악!!!"
"데...데에에...."
도시 내부가 아닌 방치지구와 모든 자연지역.
들어온 녀석들을 구제 하는게 아닌 녀석들이 모이는 곳을 공격해 몰살하는것이 임무인 아우터
는 기본이 권총에 기관단총을 쓰고 있으니까.
옛날엔 이너와 아우터의 분류가 없이, 그냥 JECT의 대원이 필요에 따라 장비를 바꿨지만 지
금은 이너와 아우터를 아예 따로 뽑는다.
예전 오다이바에서 최초로 발견된 실장석의 도시.
그 이후로 세계 각지 자연지구나 방치지구에서 실장석의 집단 거주가 목격된 이후 나뉘어진
이너와 아우터.
아우터의 수와 무장은, 20세기의 군에 맞먹는다.
"대장님. A-1 지역의 소탕 완료했습니다."
"..........."
티거 B팀의 팀원이었던 나도, 팀장 리마르크가 은퇴해 고향인 에어리어 유럽으로 돌아가고 시
간이 지나 승진을 해왔다.
팀장을 이어받았다가 아우터가 생기자 아우터로 전환했고 지금은 JECT 도쿄지부 아우터 5번
대의 대장까지 올라왔다.
적록색 체액이 지글거리며 아직도 타들어가는 TVC를 들고 있는 부장의 보고를 받은 나는 계
곡 입구에 모여있는 낡은 저층 건물들을 둘러 보다가 한 건물의 벽에 기대진 커다란 널판지에
권총을 향했다.
-탕!
"데?! 데데데데-!!!"
그러자.
그 아래서 실장석의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1m도 안되는 키의 실장석이 조그만 새끼들을 가득
껴안고 놀라 튀어나와 도망가기 시작했다.
"테치? 무서운테치이이-!"
"도망가는데스! 어서 빨리 안으로 가는데스!
녀석의 키는 1m도 되지 않아 아직 테치라고 울 시기이지만 데스라고 울고 있었고,
그 품안에 있는 새끼들은 크기가 30cm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태어날 때 이미 50cm 크기인 일반적인 새끼와는 다르다.
"............쳇"
남아있는 녀석들이 있었는데도 소탕 완료라고 보고를 한 부끄러움에선가, 얼굴을 일그러트린
부장이 손을 들자 주위의 대원들이 TVC를 내리고는 총을 겨눴다.
-타타타타타타탕! 탕!
"데데데데데덱-!!!"
"테챠아아아아-!!!"
"테치아아아-!!!"
그리고 부장이 손을 휙 내리자 일제히 발사된 탄환들이 소나기처럼 실장석의 등 뒤로 쏟아지
면서 등을 관통한 탄환이 품 안에 있던 새끼들도 산산조각 내자 품속에서 적록색 체액들이 흩
날리더니 형체를 알아볼수 없이 한 덩어리가 된 실장석 일가가 털썩 쓰러졌다.
"갑(甲)형 변종실장인가. 요즘 갑형의 수도 늘어났으니 소탕에 주의하도록."
"예. 죄송합니다."
갑형 변종실장.
얼마전에 발견된 변종이다.
성체의 크기가 1m가 되지 않고 새끼들은 더 작은 변종으로 일반 실장석보다 크기가 작아 색
출이 번거롭고 특히 새끼들은 더 작은데다가 두 세마리를 낳는 일반 실장석보다 새끼의 수가
많아 한번 소탕한 지역에서도 어디선간 기어 나와 어슬렁대는 모습이 자주 보고 되는 귀찮은
녀석들이다.
학자들은 실장석이 과거의 작은 크기로 돌아가려는 과정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입구 소탕은 완료한 건가. 6번대는?"
그 일가의 사체를 내려다 보다가 고개를 돌린 내 말에 뒤에 서있던, 어깨의 마크가 V가 아니
라 VI인 청년이 귀에 낀 이어폰을 손으로 누르더니 잠시 뒤에 대답했다.
"예정대로라네요... 아버지."
"........작전중엔 아버지라 부르지 마라."
이번 작전은 좀 특이하기에 내 5번대 외에도 6번대와 7번대 그리고 심지어 9번대 녀석들 까
지 협동으로 하는 작전이다.
그렇기에 특기가 다른 대 끼리 원활한 협력을 위해 연락 겸 실무적 조언을 위해 서로 인원을
파견했지만.
6번대에서 온 것은 내 아들이었다.
"쳇. 6번대 대장 녀석 쓸데없는 일을...."
잠시 뒤.
좁은 계곡 입구를 소탕하고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는 대원들을 보면서 나는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통상 특기를 가지는 1부터 3번대는 몰라도, 4,5,6번대는 서로 사이가 나쁘다.
자주포나 심지어 제트모빌에서 발사하는 공대지 미사일을 운용하는 장거리 특기의 4번대.
접근이 곤란한 산지에 생긴 실장석의 집단이나 대규모 도시를 초토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대
다.
내 5번대는 모두 근접 라이센스 1급을 가진 대원들로 구성된 근접 섬멸 특기.
근접 라이센스 1급을 가진 대원들이기에 허가를 생략하고 자기의 판단으로 자유롭게 TVC를
쓸 수 있다.
그리고 6번대는 공병대.
폭파나 건축물 파괴를 담당하는 부대이다.
그러기에.
4번대와 5번대는 멀리서 쏘는 겁쟁이라던지 너네가 어설프게 때려 부수고 남은건 우리가 가
서 다 처리해야 된다던지,
피튀기는 야만인 이라던가 그렇게 한두마리씩 잡아서 언제 다 잡냐고 서로 욕하고.
5번대와 6번대는 가까이 있는데 폭파해서 위험하다 그럼 너네가 폭파할때 얼쩡거리지 말라고
하고.
4번대와 6번대는 서로 대규모 파괴라는 분야가 겹쳐서인지 밥그릇 싸움이 있다.
물론 모두 JECT의 대원들이고 주적은 실장석이기에 그저 대원들끼리의 자존심 싸움 정도지만
그래도 아들이 5번대가 아니라 6번대에 지원 했을때 상당히 싸웠던 것이다.
결국 아들이 6번대에 들어간 후 그다지 얼굴을 보지도 않고 지내왔지만 이번에 합동작전을 하
자 6번대 대장이 파견으로 보냈다.
"........."
딱히 대장들 끼리는 사이가 나쁘지 않고 6번대를 바보 취급하는건 아니지만, 아버지가 5번대
대장인데도 구태여 6번대에 들어간 걸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만약 낙하산이라던가 내가 뒤를 봐준다는 소리를 듣는걸 걱정했다면-봐 줄 생각도 없지만- 1
번대라도 들어갔을면 됐을 것이다.
그 이후로 아들과 천천히 대화할 시간도, 기회도 없었기에 결국 무슨 생각인지는 알지 못했
다.
"여기서 물러나면 안 되는데스우! 모두 힘을 내는데스우우우-!!!"
"데스우우우-!!!"
지금도, 계곡 안으로 들어가자 수풀이나 바위 뒤 여기저기에서 나타나 덤벼오는 실장석들과 5
번대 대원들이 싸우고 있는 와중에도 아들은 그저 팔짱을 낀 채 모터카의 위에 서서 쳐다보고
있었다.
난전이기에 TVC를 뽑아 싸우고 있는 우리 대원들과 달리 TVC는 커녕 권총도 가지지 않은
그 모습에 혀를 찬 나는 대원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데스우우우!"
"나가는데스! 여긴 우리들의 마을데스우우-!!"
실장석들이 사방에서 던져대는 돌들 사이로 달려간 한 대원이 앞에 나서 있던 실장석의 앞에
서 몸을 갑자기 숙였다.
"데?"
"데스우?!"
그 실장석이 놀라며 대원을 쳐다보고 뒤에 있던 실장석들이 동족의 몸에 가려 대원에게 돌을
던지지 못하고 주저하는 사이에.
-푸화아아악!
"데캬아아아아아아-!!!!!!"
실장석의 배를 찌른 TVC의 붉게 달아오른 칼날이 등까지 뚫고 나오면서 고열과 진동에 익은
살점이 마구 사방으로 튀었다.
그리고 배에 오른손의 TVC를 찌른채 왼손으로 실장석의 목을 쥐어 들어올린 대원은 그 실장
석을 방패로 쓰듯이 내밀곤 달려가기 시작했다.
"데...! 데스! 데스데스!"
뒤에 있던 실장석들이 돌을 다시 던지기 시작했지만 그 돌은 대원이 들어올린 실장석의 뒤통
수에 맞아 적록색 피를 튀길 뿐이었다.
실장석이 던지는 돌이라도 머리에 맞으면 부상을 입을 수 있기에 아우터 대원들은 풀페이스
헬멧을 쓰기도 하지만 칼싸움을 하는 우리 대원들에겐 거추장스러운 물건었다.
헬멧에 달린 여러개의 렌즈와 집음기로 모인 정보를 내부의 전방위 모니터에 띄워 주기에 시
야가 좁아진다거나 하는 문제는 없지만 맹수처럼 날뛰는 우리 대원들은 그것보다는 자신의 오
감으로 살육의 공기를 느끼길 좋아하는 녀석들인 것이다.
그래서 가끔 머리에 돌을 맞고 적록색이 아니라 붉기만 한 피를 흘리며 돌아오는 녀석도 있지
만 지금 달려가는 저 대원의 실력은 상당히 좋아보였다.
"흠..."
내가 눈여겨 보는 동안 뒤에 있던 실장석이 모인 곳까지 도달한 그 대원은 TVC에 꿰고 있던
실장석을 바닥에 내팽개친 후 왼손으로 또 한자루의 TVC를 뽑았다.
그걸 보는 순간 나는 그 대원의 이름이 기억 났다.
"아마기 카제야... 였나."
특이하게도.
검정색과 붉은색의 오드아이를 가진 대원.
원래 3번대에 있던 일반특기지만, 모종의 이유로 우리 5번대로 올 수 밖에 없었던 대원이다.
"데자아아-!!"
카제야의 주위로 실장석들이 달려든다.
맨손인 녀석도 있지만 던지려던 돌로 내리치려는 녀석이나 나무 몽둥이를 들고 있는 녀석도
있다.
그 한가운데로, 양손에 TVC를 든 카제야가 뛰어들었다.
-촤아악!
"데! 데쟈아아....!"
"데!"
TVC의 날이 팔을 잘라내고 목을 날려버리는 가운데 날뛰는 카제야의 입가가 일그러져 미소
를 짓고 있는게 멀리서도 보인다.
하지만 저것이 5번대로 온 이유는 아니다.
저정도야 다른 5번대 대원들 중에서도 얼마든지 있는 성격일 뿐이다.
-푹.
-치이이이이익!!!
"데덜덜덜더러.......!!"
카제야가 역수로 빙글 돌려 쥔 TVC를 한 실장석의 정수리에 내리꽃자 머리에 박힌 칼날에서
격렬하게 고기타는 소리가 나며 눈을 뒤집은 실장석이 이상한 비명을 지르다가 쓰러져 돌 아
래로 떨어졌다.
"......!"
실장석의 적록색 피에 젖은 손이 미끄러져 그 실장석의 머리에 박힌 TVC의 손잡이를 놓친
카제야의 뒤로 세마리의 실장석이 덤벼온다.
돌아보면서 한마리의 배에 TVC를 찌르고, 그대로 옆으로 베어가르며 흩날리는 내장 사이로
휘둘러진 TVC가 비스듬하게 다른 한마리의 머리를 반으로 잘랐지만, 남은 한마리가 왼쪽으로
달려들었다.
오른쪽을 돌아보던 카제야의 왼손은 맨손이었고.
그 실장석은 녹슨 쇠꼬챙이를 치켜들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스윽.
"데....?"
치켜 올리고 있던 실장석의 양 팔이 팔꿈치 부분에서 주륵 미끄러져 떨어졌다.
그걸 보면서 이해가 안 가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 그 실장석의 목도.
-털썩
곧바로 바닥으로 떨어지더니 우두커니 서 있는 몸뚱이의 잘린 목에서 적록색 피분수가 솟구쳤
다.
"...거참. 언제 봐도 신기하단 말이지."
고개를 돌린채 그대로 뒤로 휘두른 카제야의 왼손엔.
실장석의 목과 팔을 가볍게 절단하고도 피 한방울 묻지 않아 은색으로 빛나는 얇은 검이 들려
있었다.
손막이가 금색의 날개 모양인 그 검은, 눈을 깜빡인 다음 순간 사라졌다.
저것이 아마기 카제야가 5번대에서 밖에 있을 수 없는 이유.
마법이다 초능력이다 돌연변이다 말은 많지만 결국 어떤 원리인건지 본인도 알지 못하는 능
력.
저 검을 어디선가 꺼내는 것 외에도 꽤 심한 외상도 금방 회복 되는 체질 또한 가지고 있어서
심지어는,
실장석과의 혼혈.
이라는 소문도 돌았지만 그 소문은 아마기 카제야가 가진 실장석에 대한 격렬한 증오로 인해
곧 사그라 들었다.
그렇지만 그 이질적인 존재는 다른 대원들 사이에서 기피되어...
반쯤은 미친 맹수들이라 소소하건 신경 안 쓰는 대원들이 모인 5번대로 온 것이다.
그렇기에.
"뭐... 상관없겠지."
나 또한 그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끄고는 고개를 돌렸다.
떨어트린 TVC를 뽑아 회수하곤 다시 실장석들을 베어넘기는 그가 즐거워보이니 된 것이다.
평상시에도 5번대에서 유일하게 두자루의 TVC를 쓰며 실장석들을 살육하는 그에게도 5번대
가 행복할 것이다.
카제야 대원 못지 않게 사방에서 날뛴 애들의 활약도 있어 5번대에 의한 계곡정리는 금방 끝
났다.
"지. 이제..."
희미하게 실장석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오다가 확인사살 당하는 소리를 제외하곤 조용해진 계곡
안에서 나는 둘둘 말린 단말기를 펼쳐 작전 진행을 확인했다.
이번의 목표는 총 3개.
제 3목표로 표기된 건 이 계곡 안에 있는 버려진 광산지역에서 유일한 고층건물 하나다.
계곡안에 모여든 실장석들이 모여 사는 서식처가 된 폐건물이다.
그렇지만 제1, 제2 목표는 ???으로 표기 된채 위치가 표시되지 않고 있다.
하긴 그럴것이다.
-삐익!
"제1 목표 발견! 위치 전송합니다!"
".....눈으로 보여 임마."
"데스우우우우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쿠구구구구궁
계곡 안쪽에서 낮은 폐건축물들을 부수며 기어오는 거대한 실장석의 귀를 찢을듯 한 울음소리
가 메아리치며, 산울림이 일어난다.
"나왔구나. 을(乙)형 변종실장."
제 1목표는 저녀석이니까.
갑형 변종실장들의 발견과 동시에.
오다이바 사건 이후로 또다시 큰 충격이 인류를 덮쳤다.
실장석들이 과거의 작은 크기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학자들의 예상을 한방에 부정해버린 변종.
서 있을 경우 키가 18미터에 달하고, 무게는 30톤에 달하는 을형 변종실장의 발견이었다.
당시 에어리어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발견 된 을형 변종실장의 크기에 JECT 케냐 나이로비 지
부 대원들은 혼란에 빠져 후퇴했었다.
아직 아우터가 생기기 전이라 대원들의 장비중 가장 강력한 것은 빔 라이플이었지만 나이로비
지부엔 수가 적었고 폐건물이 적고 평야가 많은 에어리어 특성상 파워 아머도 배치 되어있지
않았기에 결국 이집트 수에즈 지부에서 발진한 제트모빌 두대가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급히 나
이로비로 향해 발견 지역에서 버티고 있던 을형 변종실장에게 폭격을 가했다.
그때 사용된 폭탄이 광역섬멸용 확산탄이 아니라 기화폭탄 이었다는 건 그만큼 그 한마리에게
에어리어 아프리카가 공포를 느꼈었다는 증거지만, 을형 변종실장을 제거하고 진정이 되자 열
압력탄두 8발에 뼈까지 재가 되어버린 을형 변종실장이 있던 자리에 도착한 학자들은 그저 그
을음이나 약간 긁어 담아왔을 뿐이었다.
그 이후로 또다시 에어리어 아프리카에서 두마리, 에어리어 유럽에서 한마리가 발견 됐지만
아프리카에선 또다시 기화폭탄으로 재를 만들어 버렸고 유럽 산지에서 발견된 개체는 전투중
에 그 몸 크기로 눈사태를 일으켜 매몰되어 버렸다.
일단 섬멸이 어렵진 않다는걸 알자 공포심 대신 탐구심이 폭발한 학자들은 을형 변종실장의
연구를 시작했지만 재를 가지고는 별다른걸 할 수 없었고 눈 속에서 파낸 을형의 사체 조각들
은 뭉개지고 얼어 샘플로 쓰기도 어려웠다.
그렇기에.
이번에 에어리어 아시아 일본 도쿄지부에서 다섯번째로 을형 변종실장이 확인되자.
생포를 요청해왔다.
"데우우우우우우우-!!!!"
마치 옛날 괴수 영화처럼 울부짖는 거대한 실장석.
18미터 30톤이라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서 있을 수 가 없어서 기어 다닌다지만 무게만으로도
위협적이다.
"제 1목표에 대한 작전을 시작한다. 5번대 전원 후퇴. 지정 장소까지 물러나라."
명령을 내린 나는 후진하는 모터카에서 뛰어내려 앞으로 걸어가면서 오른손을 올려 등에 멘
TVC5의 손잡이를 쥐었다.
"....을형 변종에 대한 무력화를 개시한다."
결국 저격 라이센스는 지금까지도 따지 못했다.
그리고 얄궃게도, 써보고 싶었던 빔 라이플 대신 근접 라이센스 특급을 가져야 사용할수 있는
이 TVC5를 쥐고 있는것이다.
TVC5라는건 길이가 보통 TVC의 5배인 1.5미터라는 뜻도 되지만.
5번대 대장용의 TVC라는 뜻도 있다.
애초에 5번대 대장은 근접 특급을 가진 사람들중 가장 강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자리니까.
"아버지."
"..........."
그때 멀어져가는 모터카 위에서 아들이 소리쳐서 날 불렀다.
"조심하세요."
"............."
나는 대답 없이, 고개를 돌렸다.
대원들의 후퇴가 끝나자, 나는 아직도 멀리 있는 을형 변종실장에게 시선을 향했다.
"데스우우우우우...."
녀석은, 무슨 건물 유리창 만한 커다란 눈에서 적록색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그 눈이, 천천히 혼자서 걸어오는 나를 향했다.
"데스우우우... 인간데스...."
인간이 아니 생물이 인간의 언어를 하는건 신기하지만, 이녀석의 말투는 다른 실장석 보다도
약간 어눌했다.
"어째서 와타시들을 괴롭히는데스... 죽이는 데스..."
"........."
한때 저런 질문에 대답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와선 구태여 대답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
"데스우우우... 와,와타시가... 인간.. 쫓아내는데스우... 마을의 모두들 지키는데..데스..."
녀석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한층 더 많아졌다.
"그게... 그게 와타시를 살리려고 죽은 모... 모두들에 대한 보답 데샤아아아아아아아-!!!"
-쿠우우우웅!!!
녀석이 손을 들었다가 나를 향하는걸 뒤로 뛰어 피하자 바닥을 내리친 손 주위로 자욱하게 흙
먼지가 피어오르며 땅이 흔들렸다.
크기가 워낙 크기에 올라가는게 천천히 느껴졌지만 그 중량때문에 내리쳐지는 속도와 위력은
엄청났다.
"쳇..."
흙먼지와 함께 튀어오르는 돌과 나뭇조각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앞으로 달려들려는 순간 녀
석의 팔이 바닥을 쓸어버리듯 밀쳐져왔다.
내 키보다 높은 살덩어리의 벽.
두께도 엄청나서 TVC5로도 한번에 베어버리긴 무리다.
그러기에.
나는 뛰어올라 발 아래로 지나가는 거대한 팔에 올라탔다.
"데에에...!!!"
머리 위에서 귀청을 찢을듯이 들리는 울음소리가 시끄러워 눈살을 찌푸리며 올려다 보자 거대
한,
매우 거대한 실장석의 얼굴이 날 내려다보면서 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어이. 실장석."
"데..."
녀석의 동굴 같은 입에서 풍기는 악취가 짜증났지만 그래도 말을 걸자 녀석의 움직임이 일단
멈췄다.
"너를 살리려고 죽었다고 했지. 그게... 무슨 뜻이지?"
"데스우우우..."
흐르는 눈물이 마치 양동이를 끼얹은듯 내 주위의 팔에 주륵주륵 떨어져 흘러갔다.
"와타시... 배고픈데스우... 먹을거... 모자란데스... 마을의 모두가 먹을걸 먹어도 모자란데스우
우우..."
"........"
"아줌마들이 이야기한 데스... 와타시는 마을의 모두를 지킬 소중한 존재라고 한 데스.... 그래
서... 그래서..."
"그런가."
학자들이 을형 실장의 생태를 추측한건, 어느정도 맞았던것이다.
나는 녀석의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너는, 다른 마을의 실장석들을... 아마도 새끼나 죽은 실장석을 식량으로 삼으며 자란거구나."
"데... 데쟈아아아아아아-!!!!!!!!!!"
그 말을 하는 순간 을형 변종 실장은 울부짖으며 나를 집어 삼키려는 듯 머리를 내렸지만 그
입은 자신의 팔을 물어뜯으며 적록색 체액만을 주륵 흘렸을 뿐이다.
"데... 데에에에....?"
녀석의 머리가 날 찾을러 조금씩 좌우로 움직이자.
내 몸도 좌우로 흔들린다.
-촤아아악!
"데......!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녀석의 목덜미에 올라 탄 내가 오른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어깨에서 TVC5 뽑아 내리치고는
그대로 죽 그어버리며 달려가자 목의 3분의 1정도가 잘려나간 녀석의 목덜미에서 수도관이
터진듯이 적록색 액체가 솟구쳤다.
그리고 목 근육의 일부가 잘려 머리의 무게를 지탱 하지 못하며 자체 무게로 아래로 꺽이는
목에서 근육이 추가로 끊기고 목뼈가 뒤틀리며 녀석의 거대한 몸이 엎어졌다.
-쿠구구구궁...
"데... 데에...."
움직이지 못하고 경련하는 녀석의 작은 움직임이 피분수를 피해 등으로 내려온 나에겐 멀미를
일으킬 정도의 진동이었다.
"제 1목표 무력화 완료. 금방 재생할테니 9번대 대원들을..."
귀에 낀 이어폰으로 통신을 하던 내 말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주위에 나타난 검은 옷의 남
자들을 보고 멈췄다.
5번대와 달리 검은 옷에 정면에 붉은 모노아이가 달린 헬멧으로 완전히 얼굴을 가려 마치 로
봇같이 무기질적인 남자들의 어깨엔,
IX의 마크가 붙어 있었다.
기록관찰이 임무인 7번대와 의료반인 8번대의 다음 부대.
4,5,6 끼리 으르렁대는 것과 달리 모두가 기피하고, 언급조차 꺼리는 부대.
"........"
9번대의 한 남자가 말없이 고개를 숙여보이고 손짓하자 을형 변종의 위로 올라간 9번대의 남
자들이 목이 베인곳에 뭔가를 부었다.
"데에에...."
그 순간 그 액체는 겔 상태로 굳어지며 부풀어 올라 상처의 회복을 막아버렸다.
그리고 목의 척수가 끊겨 못 움직이는 을형 변종의 주위에서.
-위이이이이이이잉!
"데에에에아아아.....!!!"
커다란 원형 전기톱을 든 9번대 대원이 겔에 덮히지 않고 드러난 척추를 잘라 안에 있는 척
수를 커다란 주사기롤 뽑아내거나,
자기의 몸보다 큰 안구 앞에 서서 거리낌 없이 메스를 들이대 눈에 다가 오는 작지만 날카로
운 메스에 을형 변종이 비명을 지르든 말든 각막을 잘라내 병에 담기 시작하자 나는 눈을 돌
려 버렸다.
9번대는.
생체실험을 담당하는 부대이다.
이 을형 변종은 작전이 끝나고 통채로 옮겨 학자들에게 연구대상으로 넘길 예정이지만 그 전
에 자기들도 샘플과 데이터를 얻으려는 것이다.
"데스! 데스우우우우-!!! 꺼내는데스! 아이들이라도 살려주는데스우우우-!!!"
"테치! 테치이이이이-!!!"
그 9번대 대원들이 들고 온 사람의 키만한 접이식 케이지들에는 어느 틈에 포획했는지 일반
실장석 몇 마리와 여러마리의 갑형 변종실장석 일가가 들어있었다.
갑형 변종실장도 연구 대상으로선 충분히 가치가 있기에 포획했겠지만 일반 실장석 용의 케이
지 철창 사이로 갑형 변종의 새끼는 빠져 나갈수 있다.
"데... 너라도 어서 나가는데스! 도망치는데스!"
그러기에 여러마리의 새끼를 안고 있던 갑형 변종실장이 새끼를 내보내기 시작했지만.
"..........."
"테?!"
어느 새 그 앞에 소리도 없이 서있던 9번대 대원이 30cm 정도의 새끼 갑형 변종의 머리를
잡고 들어 올렸다.
그리고 다른 쪽 손에 들린 주사기의 바늘을 본 새끼가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그것보다 빠르
게 바늘이 새끼의 눈을 파고 들었다.
"테! 테챠아아아! 눈이! 눈이테아아아아-!!!"
안에 있던 꺼림직한 녹색의 액체가 안구에 천천히 주입되자 새끼는 눈을 감싸고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테챠아아아아아아-!!!!'
눈을 중심으로 징그러운 수포들이 마구 솟아나다가 터지며 고름을 쏟아내는 새끼의 모습에 갑
형 변종실장과 아직 품안에 있던 새끼들이 비명을 질렀다.
"테챠아아아아아아-!!!! 테.... 테....."
"..........."
-철퍽
온몸이 수포로 뒤덮에 녹색의 옷 아래로 줄줄 고름을 흘리던 새끼가 마침내 마지막 비명과 함
께 고개를 떨구자 9번대 대원은 그 질척해진 사체를 바닥에 말없이 버렸다.
말로 하는것 보다 너무나 확실하게, 도망치려해도 소용이 없다는걸 깨달은 갑형변종실장들은
품 안의 새끼를 끌어안으면서 적록색 피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직업으로 실장석을 죽이는 사람.
정의감으로 실장석을 죽이는 사람.
쾌감을 위해 실장석을 죽이는 사람.
이런저런 사람이 모인 JECT의 대원중에서도 가장 잔혹한 사람들.
실장석을 생명으로 조차 생각하지 않고 연구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연구원들이 9번대인 것이다.
"..........5번대 이동한다."
나는 그저, 다음 목표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 1목표 을형 변종이 처리되자 남은건 제2, 제3 목표다.
제3목표는 실장석들의 둥지가 된 고층 폐건물.
광산인 이곳에서 유일하게 고층으로 인간들이 있을때는 거주구역이던 곳으로 나머지 건물들은
창고나 자재보관소일 뿐이었다.
계곡의 청소와 을형변종의 무력화는 우리 5번대의 일.
이곳의 파괴는 6번대의 일이지만 을형 변종을 제외하면 4번대가 맡아도 될 일이다.
그걸 구태여 6번대가 맡은건.
-구우우우우웅...
"데쟈아아아아아-!!!"
왠지 모르게 데쟈뷰를 느끼는 내 앞에 엔진소리를 울리면서 나타난 파워 아머 한대 때문이었
다.
그 낡은 파워아머의 외부스피커에선, 실장석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실장석 새끼 주제에에에에-!!!"
-콰앙!
그것이, 며칠전에 있었던 작전을 세우기 위한 브리핑에서 을형 변종과 함께 주의대상으로 지
정된 파워 아머를 본 6번대 대장의 반응이었다.
파워 아머를 타는 사람은 정식으론 파일럿이라 부르지만, 그 자신들은 라이더라 부르며 굉장
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공중전함과 제트모빌이 주력인 지금에도 인간이 인간의 실력으로 직접 조종하는 기계.
파일럿의 실력이 그대로 파워 아머의 움직임에 드러나기에 그들은 마치 옛 기사와 말의 관계
처럼 파워 아머를 아끼고 애착이 강하다.
심지어 비전투용의 파워 아머라도 그 생각은 똑같다.
건설이나 작업용 파워아머라도 절대로 남의 파워 아머를 타거나 빌려주지 않는다.
그런데 그 파워 아머에 실장석이 타고 있는걸 봤으니 파일럿이기도 한 6번대 대장이 책상을
내리치며 격분할만하기도 했다.
아마도 자연재생계획 이전에 방치된 구형의 작업용 파워 아머를 실장석들이 사용하는것 같았
고, 주요 관절이나 프레임은 녹슬지 않는 합금이고 민간용이라 출력이 낮아도 편하게 운영 할
수 있는 태양광 전지를 탑재해 아직도 움직일 수 있을것이다.
물론 정비를 받지 않은지 백년이 다 되어 갈테니 상태는 엉망이겠지만 그 크기와 위력으로 을
형 변종과 함께 폐건물을 부숴 길을 넓히거나 제 3 목표인 고층건물에 시멘트 덩어리를 쌓아
올려 보수하는듯한 모습이 관측되었던 것이다.
인간보다 체구가 작은 만큼 팔다리가 짧기만 그건 조종간에 뭔가를 동여매는 식으로 커버했을
거라는 추측이었다. 그럴경우 손을 쥐었다 피거나 섬세한 동작은 못하지만 팔다리를 움직이고
걷는 정도는 실장석도 할 수 있을것이다.
그렇기에.
'실장석 따위가' 파워 아머를 움직인다는 모습에 격분한 6번대 대장 앞에서, 4번대 대장은 그
기분을 이해한다는듯 임무를 양보했었다.
그리고 7번대 대장은 신이 났다.
간만에 재밌는 장면을 찍을수 있게 된 것이다.
"6번대에서 연락입니다. 지정시간이므로 작전 시작합니다."
실장석이 조종하는파워 아머를.
파워 아머로 때려 부수는 장면을.
-우우우우우우웅....
통신을 받은 아들이 말 한대로 시간에 맞춰 본부에서 출발한 6번대의 대형 수송용 제트모빌이
천천히 머리위를 가로지르자 그걸 올려다보는 대원들과 마찬가지로 낡은 노란색 파워 아머도
상체를 위로 올렸다.
"데....?"
-덜컹
그리고 후방 도어가 열리고, 웅크린 자세의 파워 아머 한대가 밀어내져 낙하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갔다오겠습니다."
그때.
통신을 끝낸 아들이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응...? 무슨 말이냐."
"......아버지께는 말씀 안 드렸죠."
-쿠구구궁....!
자동으로 자세를 잡고 착지한 파워 아머가 피워올리는 흙먼지를 배경으로, 내 아들은 고개만
돌려 나를 응시했다.
"나는 '라이더' 라고요."
".......!"
흙먼지 사이로 드러난 파워 아머의 허리엔 커다란 접이식 캐논이 달려 있었지만.
내 눈은 그것 보다도,
파워 아머가 등 뒤에 메고 있는 거대한 검에 고정되어 있었다.
"너...."
"보여드리죠!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란걸!"
-구우우우웅
조종실에 미끄러져 들어간 아들이 조종간을 움직이지 파워 아머가 어깨에 손을 올려,
너무 거대해서 TVC로 만들수 없고 날조차 제대로 서 있지 않지만 그 크기와 무게로 충분히
모든걸 베어 부술수 있는 검의 손잡이를 쥔 자세는.
내가 TVC5를 쥐고 있는 준비하는 자세와 완벽히 똑같았다.
"데스우우우우우-!!!"
-쿠궁쿠궁쿠궁
자신의 크기, 파워 아머와 똑같은 대상이 나타나자 위협을 느낀건지 실장석의 노란색 파워아
머가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역시 인간이 조종할 때 처럼 매끄럽지 못하고 왼발을 들었다 내리고 다음엔 오른
발을 들었다 내려 휘청이며 전진하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파워 아머. JECT의 모터카 정도는
쉽게 파괴 할 수 있을 것이다.
-쿠구구구궁
작업용이라 배에 사방이 유리인 - 그 유리도 이미 다 깨져 드러나있는 조종실이 달린 것과
달리 장갑판을 내려 조종실을 감싸고 양 어깨에서 렌즈를 드러낸 6번대의 파워 아머도 달려가
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른손에 쥔 검을 빼는 대신, 왼손을 휘둘렀다.
-쿠앙! 기기기기기긱...
"데! 데스우우우우-!!!"
느릿하게 파워 아머의 양팔을 들어올려 간신히 그 주먹을 막은 실장석이 있는 힘껏 기합을 넣
으면서 밀어내려 했지만 한팔대 양팔의 상황에서도 점점 실장석이 탄 파워아머의 팔이 뒤틀리
며 밀리기 시작했다.
그때 실장석이 드러난 조종실 안에서 아들의 파워아머를 올려다 보며 스피커로 녀석의 목소리
가 들렸다.
"와타시... 와타시의 아이는 어떻게 된데스?! 무슨짓을 한 데스 인가아아아안-!!!"
"너의... 새끼? 알게 뭐냐. 지금 죽이고 온 게 한 두마리인줄 알어? 네 새끼가 어떤건지 알 수
도 없지만."
"데스우우우! 그렇지 않은 데스! 그 아이는... 모두의 희망데스! 모두를 지킬 아이데스!!!!"
"응....? 설마 그 을형 변종의 어미가 너인가...!"
아들의 말에 대원들의 시선이, 그리고 어느새 옆에 서있던 검은 옷의 9번대 한명의 시선이 낡
은 파워 아머의 조종실로 향했다.
훤히 드러난 조종실에서 철봉을 묶은 조종간을 필사적으로 밀고 있는 실장석은 그저 평범한
150cm 정도의 크기였다.
"그 커다란걸 낳은게 너라니... 말이 안되잖아."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과 같았던 데스! 자매들을 잘 돌보고 마을의 일을 돕는 착한 아이였던
데스!"
"알게 뭐야... 그러면 자라면서 그렇게 커진다는건가..."
"그 아이... 그 아이는 소중한 존재데스. 너희 인간들로 부터 마을을 지킬 존재데스! 그렇기에
마을의 모두도 눈물을 참고 아이들을 내민데스! 그 아이는 울면서도 마을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은데스! 그런 그 아이를 어떻게 한 데스우우우우우-!!!"
"저쪽이나 보던가?"
"데....!"
머리가 없기에 아들의 파워아머가 몸짓으로 가리킨 쪽의 하늘을 본 실장석의 목소리가 얼어
붙었다.
파워 아머를 투하한 6번대의 대형 수송용 제트모빌.
계곡 아래에서 힘겹게 상승하고 있는 그 제트 모빌의 아래에는,
을형 변종실장이 발을 굵은 와이어로 묶인채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데! 데스우우우우! 데스우우우우우우-!!!"
안구 한쪽 정도는 가져가기로 약속이 된건지, 아니면 9번대가 멋대로 파낸건진 몰라도 한쪽
눈구멍은 뻥 뚫린채 폭포처럼 적록색 체액을 흘리고 있고 뇌수를 채취하기 위해서 인가 커다
란 천막 크기의 두건이 벗겨지고는 뜯겨나간 두개골에 겔을 부어 막은게 멀리서도 선명히 보
이는 그 처참한 모습에 파워 아머에 탄 실장석이 비명을 질렸다.
"데갸아아아아-!!! 와타시의 아이가! 아이가아아아아아-!!!"
"와타시의 아이뭐시기 보다 말이지....'
"데!"
"네 몸이나 걱정해라. 실장석."
실장석이 놀라면서 고개를 돌린 순간.
아들의 파워 아머는 왼손으로 실장석의 파워 아머를 밀치고는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그
기세로 어깨에 메고 있는 거대한 검을 뽑아 내리쳤다.
-콰지지지지직! 콰아아아아앙-!!!!
실장석의 파워 아머를 정확히 반으로 부숴 갈라버리고도 모자라 땅을 내리치는 그 자세는.
말 했듯이 나의 자세 그대로 였다.
"데... 데데...."
그리고.
흙먼지가 가라않자, 반으로 갈라졌지만 베는 순간 손목을 틀어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간 조종실
에서 덜덜 떨고 있는 실장석의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데....! 데에에에에에에-!!!"
자신을 내려다보는 붉은 모노아이 헬멧을 보고 지른 비명은, 시야를 가득 메우며 다가오는 검
은색 장갑을 낀 손과 함께 멈췄다.
"이거면 됐지요. 아버지."
9번대 대원들이 조종실에서 을형 병종의 어미라는 그 실장석을 끌어내 케이지에 넣는 모습을
보면서 을형 병종과 함께 죽는게 나을정도의 생체실험을 당하고 연구될 그 실장석의 미래를
생각하던 나는 파워 아머에서 들린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래..."
검을 내리치는 순간, 저 모체도 포획하고 싶다는 9번대 대장의 연락에 내가 다급히 소리치자
아들은 그 짧은 순간에 급히 손목을 틀어 조종실을 비껴가게 한 것이다.
"제법 좋은 실력이구나..."
JECT의 파워 아머의 무기에는 원래 검이란게 없다.
생각해보면 어릴때 파워아머 조종사를 동경하던 아들이, 파워 아머를 쓸 수 있는 6번대에 들
어갔지만.
"그렇죠? 아버지의 아들인걸요."
나에 대한 동경도 버리지 않고 나를 따라 검을 쓰고 있는것이다.
그걸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나는, 간만에 아들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 제 3목표만 남았다. 어서 끝내고... 오늘은 오랜만에 집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저녁이라도
먹자..."
"네!"
기운차게 대답한 아들이, 검을 다시 어깨에 메고는 허리 뒤에 접혀 있던 커다란 캐논을 꺼냈
다.
580mm 단포신 고폭탄 데몰리션 건 (공병포).
"데스? 장로도 당한데스.... 커다란 아이도 당한데스....?
"끝난데스...."
"테치?! 테치이이이이......!!"
그리고는 살아남은 실장석들이 모여 우글거리는 제 3목표.
낡은 폐건물에 겨눴다.
"아버지. 귀 막으세요."
-쿠와아아아아아아아아앙-!!!!!!!!!!
"윽...!"
귀를 막았어도 귀청을 찢을거 같은 폭음과 함께 발사 된, 580mm 라는 어마어마한 구경의 고
폭탄은 철갑탄도 아닌데도 건물을 관통해, 건물 뒤쪽에서 커다란 폭발을 일으키며 터졌다.
-쿠구구구구구구구궁
"데아아아아아아-?!"
"테치이이이이이-!!!"
건물 아래에 생겨난 거대한 화염구가 낡은 시멘트와 철근을 통채로 녹여버리며 건물이 주저앉
기 시작하자 안에 가득한 실장석들의 비명소리가 성체 새끼 할거 없이 폭음을 뚫고도 들려왔
다.
하지만.
알게 뭔가.
"작전 완료. 5번대 철수한다!"
오랜만에.
가족이 전부 모여서 먹을 저녁식사 메뉴를 뭘로 할 지가 더 중요하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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